나는 독립한 이후 지금까지 1~2년에 한 번씩 이사를 다녀서 오피스텔부터 아파트에 이르기까지 꽤 많은 매물을 본 덕분에 이제는 쓱 훑어만 봐도 괜찮은 집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고 자부하지만,
미국에서 집을 구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한국은 여러 부동산 중 아파트가 최고이며, 학군/교통/직주근접 정도에 따라 부동산의 가격이 결정된다.
학군이 좋을수록, 교통이 편할수록(버스보다는 지하철 역과 가까울수록), 업무지구와 가까울수록(강남, 여의도, 광화문과 가까울수록) 집값이 비싸다.
그에 비해 미국은 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남들과 공간을 공유하는 아파트보다 주택을 더 선호하고, 번화가보다 상대적으로 한적한 곳에 있는 곳에 있는 집이 더 비싸다.
물론 미국도 학군이 좋을수록 집값이 비싼 경향이 있긴 하더라. 역시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한가 보다.
그래서 집을 구하기 전에 무엇을 알아야 할 지 여러 자료들을 찾아보고 나름대로 정리를 해봤다.
1. 집의 종류는 크게 단독주택, 타운하우스, 콘도, 아파트로 구분된다.
단독주택은 '미국의 집' 하면 떠오르는, 마당이 있는 1~2층짜리 집이다. 나홀로 집이나 기묘한 이야기에 나왔던 집을 생각하면 된다. 물론 대도시가 아닌 도시 외곽이나 소도시에 많은 유형의 주택이며(미국 대도시의 집값은 정말 비싸다. 근데 캘리포니아는 시골이라도 비싸다. 미국 중산층의 대부분은 단독주택에 거주한다고 한다.
타운하우스는 비슷하게 생긴 집들이 일렬로 쭉 늘어서 있는 형태로 옆집과 벽만 공유하는 형태이다. 공동주택에서 발생할 수 있는 층간소음 등의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다. 대체로 단지 형태로 존재하며 관리사무소가 있어서 단독주택보다 집 관리가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콘도는 한국의 아파트와 가장 유사한 형태로 세대별로 소유가 가능하고, 집을 제외한 나머지 시설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방식이다. 타운하우스와 마찬가지로 관리사무소가 공동시설을 관리하며 스튜디오(한국의 원룸)나 원베드, 투베드 형태가 주를 이룬다.
미국의 아파트는 콘도와 유사한 형태이나 개인이나 기업이 건물 전체를 소유하는 형태이다. 하지만 미국 교외의 아파트의 사이즈는 매우 작다. 그리고 건조기가 공용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가격은 단독주택 > 타운하우스 > 콘도 > 아파트 순으로 저렴해진다.
2. 공간의 넓이보다 방(bed)과 화장실(bath)의 개수.
한국에서 집을 구할때는 25평, 34평처럼 공간의 넓이를 기준으로 집을 구한다. 25평짜리 집에 방 2개, 화장실 2개가 있다라는 식이다. 하지만 미국은 방이 몇 개인지, 화장실이 몇 개인지가 기준이 된다. 방 2개, 화장실 2개짜리 집이고, 면적은 894 sqft라는 식이다.
※ 참고: 1평 = 35.6 sqft(제곱피트)
한국의 원룸을 미국에서는 '스튜디오'라고 부른다. 원베드는 방이 1개, 투베드는 방이 2개라는 의미다.
원배쓰는 세면대+좌변기+샤워시설이 모여있는 하나의 공간이 있다는 것이고, 투배쓰는 세면대+좌변기+샤워시설이 있는 공간이 2개 있다고 보면 된다.
미국에서 집을 찾다보면 1.5 bath라는 말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건 세면대+좌변기+샤워시설이 있는 공간 하나에 세면기+좌변기가 있는 공간이 하나 더 있다는 의미이다.
예를 들어 2 bed & 2 bath 집이면 거실, 주방, 현관, 방 2개, 화장실 2개가 있다고 보면 된다.
3. 아파트의 가전은 빌트인으로 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냉장고, 가스레인지,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와 같이 생활에 필요한 가전들은 빌트인으로 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즉, 따로 살 필요가 없다는 것. 한국으로 따지면 풀옵션 정도이려나?
대신 세탁기와 건조기는 공용으로 쓰기도 한다. 단독주택을 제외한 타운하우스나 콘도에는 코인 세탁소처럼 공용 세탁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세탁 한 번에 1~1.5달러 정도가 든다는 글도 보았다.
나는 최대한 세탁기와 건조기가 집 안에 있는(in unit) 집을 구해볼 예정이다. 대학교 때 기숙사 생활을 한 적이 있었는데 공용 세탁실은 세탁과 건조가 끝날때까지 계속 거기서 기다리고 있거나 끝날 시간에 가서 기다리고 있어야 했기 때문에 불편했었다. 그래서 우선은 세탁기&건조기가 집 안에 있는 곳을 찾아보고 있다. 다행히 예전에 공용 세탁실을 운영하던 아파트들도 리모델링 하면서 세탁기와 건조기를 집 안으로 설치하는 경우가 많은것 같아 생각보다 in-unit 세탁기가 있는 아파트가 많았다.
4. 지역의 분위기 및 평균 월세 확인.
niche.com에 들어가면 도시별 인구, 평균 집값, 범죄 및 안전 정도, 리뷰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내가 거주할 지역의 하우징 지수는 C-이다.
미국에는 전세라는 한국의 독특한 임대 제도가 없다. 미국에서는 집을 소유하거나 매달 월세를 내며 살아야 한다.
내가 거주할 지역의 평균 렌트비는 2,063불이며, 이는 미국 평균 렌트비의 약 2배이다. 어쩌다 보니 비싼 동네 근처에 있는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되어 월급도 적은데 생활비만 늘어나게 생겼다. 그마저도 막상 아파트 집을 구하려고 보니 솔직히 저 가격의 집이 아예 없거나, 그나마 적당히 살만한 곳의 렌트비가 2,300불 정도로 높았다.
지역별 좀더 자세한 집값 비교는 www.neighborhoodscout.com에서 해볼 수도 있다. 구역별 집값을 확인하여 자신이 거주할 지역이 예산에 맞을 지 예측해볼 수 있다. 지도 내 색이 진한 갈색일수록 집값이 비싼 곳이고, 옅은 노란색일수록 집값이 낮은 곳이다.
4. 집 근처의 범죄율 확인 하는 방법.
한국의 치안이 좋다는 것은 유명하고, 한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입장에서는 미국의 치안이 조금 걱정되기 마련이다. niche.com에서는 해당 지역의 안전한 정도도 평가해서 보여주고 있으므로, 집을 구하기 전에 한번 확인해보자.
미국의 경우는 한 블럭만 떨어져도 분위기가 많이 변하는 경우가 많으니 직접 투어를 하면서 해당 아파트 주변의 분위기를 보자.
지역별 좀더 세부적인 범죄율은 neighborhoodscout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지도 내 색깔이 연할수록 안전한 곳이고, 진할수록 상대적으로 덜 안전한 곳이다. 그 외에도 학군이 좋을수록 안전한 지역일 확률이 높다고 한다. 범죄율과 학군 등을 잘 살펴서 집을 고르도록 하자.
추가로 spotcrime.com에서는 언제, 어디서 어떤 범죄가 발생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https://crimegrade.org/safest-places-in-livermore-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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