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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험 알아보기

켠켠 2022. 6. 25. 05:29

이번 포스팅은 미국의 보험에 대한 내용이다. 미국의 보험 시스템은 한국과 다른 점이 많아서 이해하는데 조금 어려움이 있었지만 미국 생활을 위해서는 꼭 알고 넘어가야 할 내용이기에 정리해보았다.
 

1. 미국 보험 종류

  1) 공공보험 vs 사보험

한국은 국가에서 제공하는 국민건강보험이 기본으로 적용되고, 개인의 필요에 따라 사보험을 추가로 드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미국은 일부 계층(저소득층, 65세 이상의 노인)만 공공보험을 가입할 수 있다. 공공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민간 기업이 제공하는 사보험을 들어야 한다.
    * 공공보험: public health insurance
    * 사보험: private health insurance

구분메인서브
한국공공보험
(모든 국민에게 건강보험이 기본적으로 적용)
사보험
(필요 시 민간 보험회사 상품을 추가로 이용)
미국사보험
공공보험
(일부 계층만 가입 가능)

 

  2) 직장보험 vs 개인보험

사보험은 가입 형태 따라 다시 직장보험(Employer-based health insurance) 개인보험(Individual health insurance)으로 나뉜다. 직장보험은 말 그대로 회사나 학교 등 특정 주체를 통해 가입하는 보험을 의미하며, 일반 회사원이나 대학원생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개인보험은 개인이 보험에 직접 가입하는 형태를 의미하며, 개인사업자가 이에 해당된다. 
 
같은 보험이라 하더라도 직장을 통해 가입하면 개인이 다이렉트로 가입한 것보다 보험료가 훨씬 더 저렴하게 책정된다. 그 이유는 1) 직원 복지의 일환으로 회사에서 보험료 일부를 부담하거나, 2) 보험사에서 기업에게 할인된 가격으로 상품을 제공(단체 구매)하기 때문이다. 
 
 

2. 미국 보험(사보험)의 특징

  1)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병원(의사)는 따로 있다.

만약 다리를 다쳐 정형외과에 가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치자. 한국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주위를 둘러보니 마침 A정형외과와 B정형외과가 보인다. 고민 끝에 평점이 좀 더 좋은 A정형외과에 갔다. 카운터에 가서 접수를 하고, 진료를 보고, 진료비를 결제하고, 물리치료를 받고 나왔다. 만약 내가 B 정형외과에 가서 똑같이 진료를 보고 물리치료를 받았다면 진료비가 얼마나 나왔을까? 아마 A정형외과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한국은 기본적으로 병원이 아니라 진료에 따라 건강보험 적용 여부가 달라진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를 받는다고 하면 A병원을 가든, B병원을 가든 보험이 적용된다. 하지만 미국은 어느 병원, 어느 의사에게 진료를 받았느냐에 따라 보험이 적용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다. 한국과 달리 보험이 적용되는 병원이나 의사가 따로 있다. 내가 든 보험이 1)A와 B정형외과를 다 커버할 수도 있고, 2) A 정형외과만 커버할 수도 있고, 3) A와 B 모두 커버하지 않을 수도 있다. 
 
만약 1)의 경우라면 A나 B 중 어떤 곳을 가도 상관없다. 하지만 2)의 경우라면 A를 가야만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B를 가면 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100% 내 돈으로 진료비를 감당해야 한다. 마지막 3)의 경우에서는 A, B 어디를 가더라도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내 보험이 적용되는 다른 병원을 찾아가야만 한다. 
 
그렇다면 왜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것일까? 한국처럼 국가에서 건강보험을 관리하면 국가가 모든 병원을 컨트롤 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처럼 사기업이 보험을 관리하게 된다면? 기업이 미국의 모든 병원을 컨트롤 할 수 있을까? 절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보험 회사는 본인들이 관리할 수 있는 특정 병원(의사)과 계약을 맺고, 그 병원(의사)에게만 보험을 적용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2) 월 납입 보험료에 따라 혜택이 달라진다. 

그럼 어떤 보험상품을 가입하는 것이 좋을까? 당연히 많은 병원과 의사를 만날 수 있고, 진료비를 적게 내는 보험이 가장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보험은 뭐다? 비싸다미국은 자본주의라는 것을 잊지 말자. 내가 병원에 자주 가야 하는 상황인지, 아니면 자주 가지 않아도 되는 상황인지를 잘 파악해보고 보험 상품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3) 보험 적용이 기준이 병원이 될수도, 의사가 될 수도 있다. 

혹시 카이저(Kaiser)라는 보험회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카이저는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보험회사이자 병원으로, 8개 주(하와이, 워싱턴, 오리건,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메릴랜드, 버지니아, 조지아)에서 운영되고 있다.
 
한국의 대학병원처럼 병원, 약국, 검진실 등이 하나의 시설로 묶여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카이저 어플로 진료도 예약할 수 있고, 검사 결과도 확인할 수 있으며, 주치의와도 메세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또한 보험과 병원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병원 진료 후 보험사에 따로 연락할 필요도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카이저 보험 가입자는 카이저 외 다른 병원을 이용했을 때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오직 카이저 내에서만 의료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카이저가 병원-보험이 연결되어 있는 좀 특이한(?) 보험 형태라면, 미국의 일반적인 보험은 보험과 의사가 연결되어 있는 형태이다. 병원이 아니라 의사에 따라 보험이 적용될수도,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만약 A병원에 C와 D라는 의사가 있다고 치자. C는 내 보험에서 커버가 되는 의사(In-network)이고, D는 내 보험에서 커버가 안 되는 의사(Out-of-network)이다. 그럼 나는 누구에게 진료를 받아야 하는가? 당연히 A 병원의 C 의사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4) In-Network vs Out-of-Network

In-Network는 내 보험에서 커버가 되는 진료를 의미하며, 내 보험에서 커버되지 않는 진료는 Out-of-Network라 부른다. 물론 in-network가 가능한 병원만을 다니면 좋겠지만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 피치 못할 사정으로 out-of-network 진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자신들과 계약되지 않은 의사에게 받은 진료도 보험처리 하는 것이 달갑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out-of-network 진료를 받으면 나는 아예 보험 혜택을 적용받을 수 없는 것인가? 정답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out-of-network 커버를 받으려면 비싸고 좋은 보험에 가입하면 된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다고 해서 out-of-network 비용을 in-network처럼 부담해주진 않는다. 
 
 

3. 보험 상품 종류

  1) HMO (Health Maintenance Organization)  

가장 일반적인 건강보험이다. 즉, 가격대가 적당하다는 말이다. 적당한 월보험료에 적당한 진료비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다면 어떤 제약이 있는가? 원하는 의사를 바로 만날 수 없다. 이 말이 무슨 말이냐면 내 다리가 부러졌다고 해서 바로 정형외과 의사를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단 지정된 주치의(Primary Care Physiciam: PCP)를 먼저 만나 상태를 설명하고, 주치의가 정형외과 전문의를 만나야 한다는 소견서를 적어줘야 그때 정형외과 전문의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주치의는 주로 내과나 가정의학과 중에서 선택하게 되며 아동은 소아과, 여성은 산부인과 의사를 선정할 수 있다. 병원에 자주 가지 않는 건강한 사람이나 청년들에게 적당한 보험상품이다. 가격이 저렴한만큼 in-network에서만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다.
 

  2) PPO (Preferred Provider Organization)

월 보험료가 비싸지만 좋은 보험이다. PPO는 HMO처럼 사전 승인 없이 바로 전문의를 만날 수 있다. 즉, 내가 원할 때 빠르게 진료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월 보험료가 높은 만큼 병원 방문 시 지불해야 하는 진료비는 HMO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또한 out-of-network 비용을 일부 보전해준다. 병원에 자주 방문해야 하는 사람에게 적합한 보험이다.
 

  3) EPO (Exclusive Provider Organization)

EPO는 HMO와 PPO의 중간이라고 보면 된다. PPO는 너무 비싼 것 같고, HMO는 주치의를 둬야하니 너무 번거로운 것 같을 때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랄까. 최근에 인기가 많은 보험이라고 한다. PPO처럼 주치의를 두지 않고 자유롭게 진료를 받을 수 있지만 HMO처럼 out-of-network 비용은 커버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4. 비용

앞에서 미국 보험의 종류, 특징, 보험 상품까지 알아보았다. 그렇다면 이제 가장 중요한 부분인 '그래서 나는 얼마를 내야 하는가?'에 대해 알아보겠다. 비용은 병원 진료와 관계없이 매달 청구되는 비용(=보험료)과 병원 진료 시 청구되는 금액(=진료비)으로 구분된다. 
 

  1) 병원 진료와 관계 없이 매달 청구되는 비용

      1-1) Premium (월 납입 보험료)

보험 가입자가 보험회사에 매달 지불해야 하는 보험료이다. 내가 진료를 받지 않는다 하더라도 보험회사에 매달 의무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돈이다. 일반적으로 PPO > EPO > HMO 순으로 보험료가 정리된다. 
 
 

   2) 병원 진료 시 청구되는 비용

      2-1) Copay (진찰료)

Copay는 의사를 만나 진료를 받을 시 기본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라고 보면 된다. 일종의 진찰료라 볼 수 있다. 한국에서도 일단 의사를 만나 진료를 보면 진료비 3300원 이런 식으로 돈을 내지 않나? 미국도 똑같다. 만약 Copay가 공짜면 어떻게 되겠는가? 별거 아닌데도 의사를 찾아가 진료를 받고 오는 일이 발생할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함이라 보면 된다.
 

      2-2) Deductible (본인부담금)

앞서 든 예를 다시 한 번 활용해서 설명해보겠다. 내가 다리를 다쳐서 병원에 갔고, 의사를 만났고, 물리치료를 받고 나왔더니 copay를 제외하고 150불의 진료비가 청구되었다. 나는 얼마를 내야 하는가? 
 
이는 보험에서 설정한 deductible 금액에 따라 달라진다. 디덕터블이란 일종의 본인부담금이다. 만약 보험 1처럼 디덕터블 금액이 0원이라면 나는 돈을 낼 필요가 없다. 하지만 보험 4처럼 디덕터블이 200불로 설정되어 있다면 200불까지는 내 돈으로 내고, 200불 이상의 금액만을 보험회사가 내주게 된다. 고로 청구된 150불은 전부 내가 내야 한다. 
 

보험 종류청구된 진료비Deductable 금액내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보험회사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
보험 1150달러0달러0달러150달러
보험 2150달러50달러50달러100달러
보험 3150달러150달러150달러0달러
보험 4150달러200달러150달러0달러

 

      2-3) Coinsurance

coinsurance는 말 그대로 보험을 '같이' 부담하는 것이다. 위 표를 다시 한번 보자. 보험 2에서는 내가 50달러를, 보험회사가 10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보험회사가 본인이 내야 하는 100달러의 일부를 나한테도 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병원에 갔기 때문에 보험회사가 돈을 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니... 보험회사는 나에게 연대책임(?)을 물게 한 것이다. 
 
Coinsurance가 80% covered라고 되어 있으면 보험회사에서 내야 하는 100달러 중 80%인 80달러만 보험회사가 내고, 나머지 20%인 20달러는 내가 내야하는 것이다. 반면 Coinsurance가 100% covered라고 되어 있으면 보험회사가 나머지 금액을 전부 다 낸다는 의미이다. 
 

      2-4) Out-of-Pocket / Out-of-pocket maximum

Out-of-pocket은 보험가입자가 병원 진료 시 지불하는 금액의 총액이라고 보면 된다. 즉, copay + deductible + coinsuranece(가입자 부담)을 합친 금액이다. 그렇다면 out-of-pocket maximum이란 무엇인가? 가입자가 부담해야 하는 연간 의료비 상한액이다.
 
이게 무슨 말인가하면 내가 지난 1년 동안 병원을 딱 한 번만 갔고, 진료비로 100달러를 냈다고 해보자. 그럼 나는 1년 동안 병원비로 100달러를 쓴 셈이다. 하지만 지병이 있어 1년 동안 병원을 20번을 가야 하고, 그때마다 500달러씩 내야 한다고 치자. 그럼 매달 보험료도 내는데.. 1년에 병원비로 10,000달러를 내야 하는 것인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Out-of-pocket maximum은 보험 가입자가 1년동안 일정 금액 이상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게끔 상한액을 정해둔 것이다. 만약 Out-of-pocket maximum이 2,000달러로 한정되어 있으면 보험 가입자는 1년에 2,000달러만 의료비로 지출하면 된다.
 
위의 예를 빌어보면 1번 병원 방문에 500달러를 쓴다고 했다. 그럼 4번 방문하면 2,000달러를 쓰게 된다. 그럼 5번째 방문에는? out-of-pocket maximum 금액인 2,000달러를 넘겼으니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 
 
 

  3) 비용 산정 절차

비용 산정 절차를 그림으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보험 가입자가 진료를 받으면 의료 기관에서는 진료비를 계산해 보험회사에 진료비를 알려준다. 그럼 보험회사는 보험 가입자의 보험 종류에 따른 deductible, coinsurance 금액 등을 확인하고 병원에 이를 전달한다. 병원은 보험 가입자에게 최종적으로 진료비를 청구하는 시스템이다.
 
이 프로세스를 보면 무슨 생각이 드는가? 진료비 청구까지 아주 긴 시간이 걸리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진료받은 사실을 까먹을 때쯤(?) 청구서가 날아올 수도 있다. 
 
 
 
지금까지 미국 보험에 대해 정리해보았다. 미국 보험 체계가 생소하다보니 정리하는데 시간이 꽤 많이 걸렸다.
하지만 많은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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