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육아 정보/아기와 여행

18개월 아기 미국->한국 비행 후기, 팁, 고려사항 등

켠켠 2024. 3. 29. 21:41

어쩌다 보니 아기와 세 번째 한국행. 난 왜 매번 남편 없이 아기와 둘이 한국에 들어가게 되는가....!!! 지금까지는 베시넷 덕분에 나름 수월하게(??) 비행을 했으나 이제는 더 이상 베시넷을 탈 수 없는 개월수가 되어버린 우리 아기. 정말 만반의 준비를 해서 떠났고, 그 덕분인지 많이 힘들지 않은 비행을 할 수 있었다.
주의: 많이 힘들지 않은 거지 힘들지 않다고는 안 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18개월 아기와 비행 시 고려하면 좋은 점 위주로 하여 글을 써보았다. 그동안의 비행 후기는 아래 글을 참고하시길. 
 

6개월 아기와 국제선 비행하기 팁,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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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6개월이 되자마자 한국에 다녀왔다. 남편 없이 혼자서 아기를 데리고 비행하는 것이 쉽지 않았으나 나름 철저하게 준비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수월하게 다녀왔다. 아기와 비행 시 알아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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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개월 돌 아기와 미국 ↔ 한국 장거리 비행 후기, 여행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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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정리해 보는 아기와의 비행 후기. 아기 11개월 말에 혼자서 아기를 데리고 한국에 들어갔다가, 13개월 초에 남편이랑 아기랑 다시 미국에 들어오는 스케줄이었다. 확실히 6개월 때 비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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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행기 출발 시간: 낮 vs 밤

애바애이긴 하지만 우리 아기를 포함한 대부분의 아이는 낮비행기보다 밤비행기를 탔을 때 좀 더 잘 자는 경향이 있다.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밤 비행기의 소등 시간이 더 길았던 것 같기도 하고..??

다만 밤비행기는 부모의 체력이 현저하게 깎인 상태에서 아기와의 비행을 시작해야 한다는 아주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거기다 집->공항 이동 시 아기가 차에서 깊이 잠들어 버리면 오히려 비행기에서 잠을 잘 못 잘 수도 있고, 낮에 체력을 많이 빼두지 않으면 오히려 비행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

아기와의 비행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아기의 체력은 최하로, 부모의 체력은 최상으로 맞추는 것.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인 경우가 대부분. 아기의 체력은 최상이나 부모의 체력은 최하치라고나 할까. 비행 전 부모의 체력관리는 필수이다.

 

2. 소아 좌석 구매

국제선의 경우, 24개월 미만 아기는 성인요금의 10%만 내면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다. 대신 좌석 점유는 불가능하다. 만약 내 옆자리가 비어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비행시간 내내 아기를 안고 가야 한다는 이야기.

샌프란->인천 비행시간은 12시간 40분, 인천->샌프란 비행시간은 10시간 40분이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비글 같은 아이를 안고 저 긴 시간 동안 밥도 먹고 잠도 자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본다. 이건 마더 테레사 슨생님도 못하실 듯... 태평양 한가운데서 비행기 문을 열고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이 들 것이다.

기왕 비행기 타는 거 돈으로 행복을 사봅시다.


3. 기내식

18개월 아기가 먹을 수 있는 대한항공 기내식은 유아식과 유아용 아동식 두 가지가 있다. 유아식은 거버 같은 상온 보관 퓨레와 주스가 나오는 식사이고, 유아용 아동식은 사실상 아동식이랑 똑같은, 어린이를 위한 메뉴라고 보면 된다. 참고로 아기 식사는 어른밥보다 먼저 나온다.
 

대한항공 유아식, 아동식 설명


미국 출발 대한항공 기내편에서는 유아용 아동식으로 스파게티, 피자, 핫도그를 제공한다. 우리 아기는 아직 음식에 간을 안 하기 때문에 유아식을 선택할까 고민했는데 양이 적어 보이기도 하고, 18개월이면 소금의 맛을 느낄 때도 되었으니 큰 맘 먹고 아동식(스파게티)을 신청해 보았다.

토마토소스+파스타면+미트볼+주키니로 구성된 파스타와 빵, 요거트, 과일 등


생각보다 기내식 비주얼과 구성은 괜찮았으나.. 우리 아기님은.. 미트볼은 먹자마자 바로 뱉어버렸으며... 파스타는 한 입 먹고 입꾹닫했다. 심지어 그 좋아하는 빵도 안먹... 소금의 은혜로움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왜 안 먹니?? 이 까다로운 아기야 ㅠ0ㅠ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엉엉

어쩔 수 없이 식사때마다 따로 챙겨간 고구마볼과 주먹밥, 김, 그리고 내 기내식을 아기에게 넘겨주었다. 이렇게 배고픈 비행은 또 처음이었네 껄껄. 혹시 아기가 잘 안 먹거나 입맛이 까다로운 편이라면 저처럼 아기용 밥을 따로 챙겨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참고로 공항과 비행기에서 먹일 아기 밥은 무조건 손에 묻지 않고, 아기가 스스로 먹을 수 있고, 덩어리 진 음식이 좋다. 개인적으로 가장 최악이라 생각하는 아기 밥은 찰기가 별로 없는 볶음밥. 아기가 스스로 먹을 수도 없고, 혹시 아기가 실수로라도 숟가락을 쳐내기라도 한다면?? 날아가는 밥알과 함께 내 멘탈도 날아갈 수 있다.


4. 간식

인스타에서 본 아기 비행 팁 중 하나는 아기용 간식 박스를 준비하는 것이었다. 아마존에 있는 수많은 플라스틱 컨테이너 박스를 검색해서 비교한 끝에 선택한 것은 바로 이것. 낚시찌 보관통인데 폴리프로필렌(PP)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음식 보관하기도 괜찮겠더라. 칸막이를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는 것도 장점. 사실 세일해서 샀다 
 

 
트죠 동결건조 딸기와 블루베리, 바나나와 치리오스, 떡, 한국에서 사 온 귀한 퀴노아 알갱이, 고구마 등을 용기에 차곡차곡 넣어보았다. 남편이 보더니 저걸 어떻게 다 먹냐고 하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알아.... 하지만 모자라는 것보단 낫짜낭.....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꼭 이 통이 아니더라도 아기와의 비행을 앞두고 있다면 요런 간식통은 꼭 준비하길 추천한다. 부피도 작고, 아기가 스스로 집어먹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다들 추천하는 데는 이유가 있는 법. 
 

 
 

5. 잠

아기와의 비행에서 가장 고려해야 할 점은 아마도 ‘아기를 어떻게 재울 것인가’ 일 것이다. 아기 6개월과 11개월 때는 베시넷에서 재웠지만 이젠 아기가 너무 커버려서 베시넷을 쓸 수 없는 상황.

추억의 베시넷

 
이때 가능한 선택지는 다음과 같았다.
 
1. 좌석에 눕혀서 재우기
2. 좌석에 있는 기본 안전벨트 채워서 채우기
3. 의자에 아이용 비행용 하네스를 설치해서 재우기
4. 의자에 여행용 카시트 설치해서 재우기
5. 의자에 일반 카시트 설치해서 재우기
 

1번은 다른 준비물 필요 없이 아기를 좌석에 눕히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자리가 좁아서 아기가 오래 못 자고 계속 깨더라. 보통 아기 머리를 보호자의 허벅지 위에 두게 되는데 애가 자는 동안 다리가 저릴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2번은 아기를 좌석에 앉히고, 좌석에 있는 안전벨트를 아기에게 채우는 방법이다. 역시 특별한 준비물이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 지인이 18개월 아이를 데리고 한국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아이가 기본 안전벨트만 차고도 잘 잤다고 했다. 이 방법이 우리 아기에게도 통할지 알아보려면 아기를 자동차 뒷자리에 앉히고, 안전벨트를 채운 후 얼마나 잘 앉아있는지 테스트해 보면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18개월 아기한테는 불가능한 방법인 듯.
 

3번은 비행용 하네스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FAA 승인을 받은 제품만 사용 가능하며, 카시트에 비해 부피가 작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하네스가 아기를 잘 잡아주지 못하고, 애기가 싫어해서 못썼다는 후기가 은근 있더라. 특히 빨간색 스트랩 부분이 뒷좌석 승객의 트레이 부분에 걸린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패스했다. 

 

4번은 비행기 좌석에 여행용 카시트를 설치하는 것이다. 가장 그럴듯한 방법이긴 했는데, 여행용 카시트는 카시트이긴 하지만 안전성이 너무 떨어져서 차에 설치할 일은 없을 것 같고, 그렇다고 비행기에서만 쓸 카시트에 20만원 넘는 돈을 지불하긴 아까워서 그냥 패스했다. 만약 이미 여행용 카시트가 있다면 좋은 선택지라고 본다. 

 

5번은 비행기 좌석에 여행용이 아닌 진짜(?) 카시트를 설치하는 방법이다. 가장 안정적이지만 무겁고, 가지고 다니기 번거로우며, 창가 좌석만 설치 가능하다. 또한 FAA approved 된 제품만 사용 가능하다. (나의 경우, 탑승 게이트에서 직원이 카시트를 직접 살펴보며 FAA 승인된 제품인지 확인했다.)

어차피 한국에서 쓸 카시트도 필요하니 5번을 선택한 나. 하지만 지금 쓰고 있는 카시트는 너무 크고 무겁기 때문에 여행용으로 쓸 가벼운 카시트를 새로 샀다. 내가 고른 제품은 Cosco scenera next. 가벼워서 그런지 여행용 카시트로 유명한 제품이더라. 월마트에서 구매했다.
 


그렇다면 카시트를 비행기까지 어떻게 가지고 갈 건인가!! 인스타와 구글을 찾아보니 카시트 전용 백팩을 사용하거나, 카시트 운반 카트를 사용하거나, 캐리어에 카시트를 묶어서 가지고 다니는 경우가 많았다.
 

카시트 전용 백팩

 

카시트를 얹을 수 있는 바퀴달린 카트
스트랩으로 카시트를 캐리어에 고정시켜보기


카시트 가방을 쓰자니 혼자 짐과 애기를 들고 가기가 애매하고, 카트를 쓰자니 얼마 쓰지도 않을 카트가 너무 비싸기도 하고, 그렇다고 일부러 기내용 캐리어를 들고 가기도 그렇고, 카시트 때문에 유모차를 못 가져가면 너무 불편할 것 같아 고민하던 차에 생각해 낸 방법. 유모차에 카시트를 얹어서 가면 어떨까..??

아래 사진처럼 유모차에 카시트를 올린 후 스트랩으로 이 둘을 연결했는데 생각보다 견고하게 고정되더라. 이 상태로 기내 좌석 앞까지 유모차를 밀고 들어갔는데 너무너무 편했다. 다만 보안검사대에서 유모차와 카시트를 분리했다가 다시 조립해야 하는 것은 좀 귀찮긴 했다.  

 
다행히 아기 좌석 앞자리에 어린이 손님이 타서(=의자를 뒤로 젖힐 일이 없음) 카시트를 뒤보기 방식으로 설치할 수 있었다. 아기를 재울 때는 담요 한쪽을 좌석 목베개 쪽(하단 오른쪽 사진 중 어피치 스티커 있는 곳)에 고정시켜 두고, 담요 나머지 부분을 카시트 위에 올려서 암막 커튼을 만들었다. 아기는 카시트가 불편한지 낑낑대며 잠깐잠깐씩 깨긴 했지만 저기서 7시간쯤 잤다. 만세!!
 

비행기 좌석에 카시트를 설치한 모습

 

 

6. 장난감 & 영상

우리 아기가 비행기에서 가지고 논 장난감들. 잘 가지고 놀긴 했는데 길게 가지고 놀진 않았다. 사실 영상을 보기 시작한 아이라면 장난감보다 영상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본다. 
 

 

 

(좌) 대하항공에서 준 조립 블럭, (우) 스티커북

 
영상은 휴대폰이나 패드에 미리 저장해둔 영상을 틀어줘도 되고, 기내 스크린을 통해 봐도 된다. 대한항공의 경우, 생각보다 기내 스크린으로 볼만한 아기용 영상이 많더라. 블루이나 같은? 기내에서 제공되는 영상 리스트는 대한항공 홈페이지에 나와있으니 미리 확인해보고 가는 것도 좋겠다. 
 

 

모두 수월한 비행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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