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육아 정보/임신, 출산

미국 출산 가방 싸기

켠켠 2022. 8. 10. 08:10

한국은 병원+조리원 기간이 최소 2-3주가량 되기 때문에 출산 가방에 넣어가는 것들이 꽤 많다. 하지만 미국은 (자연분만의 경우) 출산 후 24시간~48시간 사이에 퇴원하기 때문에 출산 가방이 꽤나 단조로운 편이다. 유튜브에 올라온 미국인들의 출산 가방 영상 + 병원에서 들은 강의 내용 + 맘카페 + 지인 후기 등을 참고하여 출산 가방을 쌌고, 퇴원 후 경험한 것들을 추가해 포스팅을 올려본다.
 
사실 출산 전/후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물건들은 병원에서 다 조달할 수 있다. 그럼 병원에 무엇을 챙겨가야 하는가? 구구절절 적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카시트, 아기옷, 슬리퍼, 가운, 안대, 핸드폰 충전기, 간식 또는 샌드위치를 꼭 챙겨가면 좋을 것 같다. 카시트 빼고는 없어도 어떻게든 할 수는 있지만 있으면 더 좋은 것들이라고나 할까.
 
특히 샌드위치는 다소 뜬금없이 느껴지겠지만.. 애매한 밥 시간대 또는 저녁에 병원에 도착했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진통이 왔다고 해서 바로 출산을 할 수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병원에 도착하면 이런저런 검사를 받은 후 labor room으로 가서 대기하게 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동안 무언가를 챙겨 먹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추가로 퇴원할 때 병원에서 챙겨주는 물건이 꽤 많기 때문에 이를 담을 수 있는 작은 캐리어나 쇼핑백을 추가로 들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병실에 구비되어있는 산모/아기용 물건은 다 가지고 올 수 있다고 보면 된다.
 
품목별로 상세하게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 옷/신발 종류

구분항목병원에 챙겨간 것병원에서 제공해준 것필요 여부
1슬리퍼OOO
2양말OOO
3가운OXO
4속옷(수유브라)OXO
5편안한 바지OXX
6퇴원 시 입을 옷OXO


먼저 옷과 신발 종류이다. 병실에서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에 편하게 신을 수 있는 슬리퍼가 필요하다. 계속 맨발로 있을 수는 없으니 편하게 신을 수 있는 양말도 필수. 미국 병원에서 산모가 입는 병원복은 뒤가 훤히 뚫려있는.. 상당히 개방적인 디자인이다. 등짝을 내놓고 돌아다니기는 부끄러우므로 병원복 위에 걸칠 수 있는 가운도 챙겼다.

출산 전/후에 입는 산모용 병원복


미국은 모유수유를 강조하기도 하고, 일단 모유수유를 시도할 생각이기 때문에 수유브라도 챙겼다. 수유브라는 앞부분이 똑딱이로 되어 있는 것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입원 기간 동안 입을 추리닝 바지도 챙겼는데 병원복만 입고 있어서 바지를 입을 일이 없었다. 

퇴원 시 입을 옷도 따로 챙겨갔다. 물론 퇴원 시 입원할 때 입었던 옷을 입어도 되긴 하지만 양수가 터지거나 출혈로 인해 옷을 버릴수도 있어서 따로 챙겨두었다.
 

2. 생활/세면용품

구분항목병원에 챙겨간 것병원에서 제공해준 것필요 여부
1머리끈OXO
2립밤OXO
3빨대 있는 물통OOO
4안대OXO
5세면도구OO
6화장품OXO
7손목보호대OXX


머리가 짧은 분들이라면 상관없겠지만 어느정도 머리가 긴 여성이라면 머리끈을 챙기는 것이 좋다. 진통 중에 머리가 걸리적거리면 짜증이 나기 때문에(?) 머리는 묶는 것이 좋다.

병원이 건조하기도 하고, 모유수유 중에는 갈증이 많이 난다. 물통에 빨대가 달려있으면 편하게 먹을 수 있다고 하길래 집에 있는 작은 물통을 하나 들고 갔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아래 사진처럼 1리터짜리 큰 물통을 제공해줬다. 이게 훨씬 편하고 좋았다.
 

병원에서 준 1리터짜리 대용량 물통

 
입술이 계속 마르기 때문에 립밤도 있으면 좋다. 없어도 상관은 없지만 없으면 아쉬운 물품이랄까. 그다음으로 챙긴 것은 안대. 진통이 오더라도 무통을 맞으며 잠깐잠깐씩 잠을 잘 수는 있다고 해서 안대를 챙겨갔다. 안대를 챙겨간 것은 정말 신의 한 수였다. 안대는 낮뿐만아니라 밤에도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산모 바로 옆에는 혈압, 진통 등을 체크하는 모니터들이  있는데 여기서 나오는 불빛들에 생각보다 세기 때문이다. 

급하게 병원을 가느라 샴푸와 클렌징을 제대로 못 챙겨서(치약과 칫솔만 챙겨감...) 간호사에게 혹시 샴푸가 있냐고 물어봤다. 간호사가 여행용 세면도구 세트와 아기용 올인원 샴푸를 챙겨줬다. 그걸로 알차게 잘 씻었다. 혹시나 해서 손목 보호대도 들고 갔는데 애초에 손목을 쓸 일이 별로 없었다. 굳이 안 가지고 가도 되었을 것 같다.

3. 전자기기

구분항목병원에 챙겨간 것병원에서 제공해준 것필요 여부
1휴대폰 충전기OXO
2블루투스 스피커OXX

 
병원에 입원했다고 해서 바로 출산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짧게는 2시간, 길게는 30시간 이상을 labor room에서 있어야 하기 때문에 휴대폰 충전기는 필수이다. 콘센트가 침대 가까이에 있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으니 길이가 짧은 것보다 긴 충전기를 챙기는 것이 낫다.
 
심신 안정을 위한 음악 재생 용도로 블루투스 스피커를 가져가면 좋다는 외국 유튜버의 말을 참고하여 블루투스 스피커를 가지고 갔다. 하지만 아이패드를 챙겨가서 그런지 스피커는 크게 쓸모는 없었다. 패드 없이 핸드폰만 가지고 간다면 챙겨도 좋을 듯하다. 


4. 아기용 물건

구분항목병원에 챙겨간 것병원에서 제공해준 것필요 여부
1카시트OXO
2퇴원 시 입을 옷OXO

병원 퇴원 후 아이를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서는 카시트가 필수이다. 카시트 없이 아기를 차에 태우는 것은 불법이라고 한다. 여러 후기들에서는 간호사가 직접 차까지 내려와서 카시트가 준비되었는지, 카시트의 유효기간이 지나지 않았는지를 확인한다고 하길래 우리도 그러려나 싶었지만 딱히 그런 건 없었다. 
 
퇴원 시 아기가 입을 옷도 준비해야 한다. 병원에서 옷을 주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내가 입원한 병원에서는 딱히 아기 옷을 챙겨주진 않았다. 아기 옷은 상의와 하의를 모두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한국은 갓 태어난 신생아에게 배냇저고리를 입힌다(나도 배냇저고리를 들고 갔다). 하지만 배냇저고리는 '상의'의 개념이므로 배냇저고리만 입히면 하의는 기저귀 상태로 노출된다. 그렇게 되면 카시트 안전벨트가 아기 다리에 바로 닿게 되기 때문에 간호사가 그렇게 집에 데리고 가면 안된다고 하더라. 
 

5. 산후 물품

구분항목병원에 챙겨간 것병원에서 제공해준 것필요 여부
1Gel nipple padOOO
2라놀린OOO
3Peri bottelOOO
4통증 완화 스프레이XOO
5아이스패드XOO
6산모용 팬티XOO

(사실 어지간한 산후 물품은 병원에서 다 챙겨주기 때문에 개인이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모유수유 첫 시도 시에는 유두나 유륜에 상처가 많이 난다고 해서 젤로 된 nipple pad와 라놀린을 챙겨갔다. 역시나 유두가 찢어지고 피가 났고... 이를 본 락테이션 컨설턴트가 nipple pad와 라놀린을 가져다줬다. 내가 가지고 간 패드와 라놀린은 퇴원 후 집에 와서 잘 썼다.

젤타입으로 되어 있는 nipple pad
상처난 유듀/유륜에 바르면 좋은 라놀린



다음은 회음부 열상 관리용 제품이다. 출산 후에는 높은 확률로 회음부가 찢어지는데... 소변/대변을 본 후 휴지나 물티슈로 처리하면 찢어진 회음부에 상당한 자극을 주게 된다. 그래서 수동 비데(??) 형식으로 peri bottle을 사용한다. 병원에서는 준 peri bottle은 이렇게 일자 형태인데 사용하기 편하진 않았다.

병원에서 제공해준 peri bottle


아마존에서 분사구가 꺾여있는 형태의 peri bottle을 사서 갔는데 이게 사용하기 훨씬 편하고 좋았다.

아마존에서 구매한 peri bottle


병원에서는 회음부 찜질용 아이스팩과 통증 완화 스프레이를 제공해줬다. 아이스팩은 회음부에 대고 있으면 되는데 먼저 사각형 모양의 일회용 산모용 팬티를 입고, 그 안에 아이스팩을 넣으면 된다.

회음부 찜질용 아이스팩


확실히 스프레이를 뿌리니 열감이 가라앉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주기적으로 뿌려주었다.

 
 

모두 순산하시고 건강한 아이 만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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